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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편지

능소화

by 고향사람 2006. 7. 12.
 

지금 우리 집 마당 담벼락에는

10년 생 능소화가 탐스런 꽃을 활짝 피우고 있답니다.


자위, 금등화, 대화능소화, 양반꽃이라고도 불리 우는 이 능소화는

상놈이 집에다 심으면 잡아다가 곤장을 칠 만큼 엄격하게 관리되던

‘럭셔리’한 꽃이었다고 합니다.

덕분에 양반집 정원에서만 재배돼온 까닦에 그 이름도 양반꽃이라고 불렸답니다.

그만큼 꽃이나 잎이 품위 있고 우아하답니다.


이 꽃은 다섯 장의 꽃잎으로 이루어진 것 같지만

실제로는 모두가 한 데 붙어 있는 통꽃이라

질 때도 그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고

활짝 핀 그대로 톡톡 떨어집니다.

그 모습이 마치 지조를 굽히지 않던 옛 선비의 기개를 보는 것 같답니다.


동백꽃도 꽃 망울 채 뚝뚝 떨어져

그 모양새가 능소화와 비슷하답니다


굵고 짧게 살자는 사나이의 멋스러움을

능소화가 대신 말해 주는 것 같아

난 능소화를 참 좋아 한답니다


당신도 이 꽃을 보면 내 마음을 알게 될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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