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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편지

by 고향사람 2006. 6. 30.

닷새 전 쯤

두렁콩을 심었습니다

 

앞치마 양쪽 주머니에

검은 콩을 잔뜩 넣고

호미로 땅을 파면서

콩알 너댓개씩 파 묻었습니다

 

마침 장맛비까지 내려 

콩은 벌써 떡잎을 내밀고

세상살이 일원이 돼 버렸습니다

 

그런데

어제께 부터는 목욕탕 안에서

콩나물이 간간히 보이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상하다 목욕탕에 웬 콩나물 ???

누가 콩나물을 이곳에서 씻었나-

 

하지만 그 이유는 곧 밝혀졌습니다

앞치마속에 들어 있던 콩을 빼내지 않고

그냥 세탁기를 돌리는 바람에

그 콩이 물에 불어 콩나물이 되고 말았던 것입니다

주머니를 확인하지 않은 때문입니다

 

욕실안에서 발견된 콩나물은

두렁콩의 형제들이었선 셈입니다

 

준비된 생명은

언제든지 기회가 되면 싹을 내는가 봅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시련과 아픔속

잠시 꿈을 펼치지 못하고 있을 지라도

기회가 되면 멋진 싹을 내고 꽃을 피울수 있다는 것이

꼭 욕실안에 콩나물을 만들어 놓은

그 콩과 같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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