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을 먹는데
쇠고깃국이 있었습니다
미역줄기 속 듬성듬성 썰어 넣은
쇠고기가 얼마나 많던지
빨리 먹고 나가야 하는데
고기가 걸려 먹기가 힘들어
은근히 짜증까지 날려 합니다
웬 고기를 이리 많이 넣었을까
그러면서 꾸역꾸역 국 한 그릇 비우고
일터로 나갔습니다
일을 시작한지 30분도 않돼
전화벨이 울립니다
아들 목소리가 들립니다
아버지 생신 축하드려요
생일은 무슨
아빠 생일 아직 멀었다
네 녀석이 착각한 거야
지금 바쁘니 전화 끊어라
그러고 나서 일을 한참 하고
새참 시간이 돼 전화기에 있는
달력을 확인해 보니
정말 오늘이 내 생일이었습니다
음력 유월 초하루-
어쩜
내 생일도 모르고
더군다나 아침 밥상의 미역국 사연도 몰랐으니-
이러고 사는 사람이 또 있을까
그래서 오늘 밤은
괜히 우울해 지려 하네요
차라리 모르고 넘어 갔으면 좋았을 텐데
하면서요
'손바닥 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본전이라도- (0) | 2006.07.01 |
---|---|
콩 (0) | 2006.06.30 |
유월에 핀 코스모스 (0) | 2006.06.23 |
오늘 같은 날에는- (0) | 2006.06.21 |
산소에 다녀 오시지요 (0) | 2006.0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