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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이야기

축구는 싱겁다 ???

by 고향사람 2006. 6. 18.
 

축구는 싱겁다 -  농구가 최고


필리피노들 중에는 가끔 ‘신동파’를 아느냐고 묻는 이들이 있습니다.

신동파는 70년대 한국 농구계의 최고 ‘짱’이자 국가 대표 선수로 이름을 날리던 이입니다. 지금도 프로농구 관계자로 활동을 하고 있지만, 그 이름을 기억하는 젊은이들은 없습니다. 최소한 30대 후반이나 40대 이후 세대에서나 그 이름을 기억하는 이들이 있을 뿐인데도, 필리피노들은 왕년의 한국 농구 스타인 신동파까지 잊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필리피노들이 농구를 미치도록 좋아 하기 때문입니다.

골목마다는 물론이고, 길가에 서 있는 나뭇가지에도 어김없이 농구골대를 설치해 놓고

쉼 없이 공을 던져대는 것을 보고 있자면 이들이 얼마나 농구를 좋아하는지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덕분에 이들은 미국 대통령 이름과 교황은 몰라도 농구스타는 국적을 불문코 모두 꿰고 있는 실정입니다. 신동파라는 이름을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영향 때문이랍니다.

 

필리피노들의 농구 사랑은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도가 넘는 듯 하지만

실제로 실력도 대단합니다. 서너살짜리도 제 몸통보다 훨씬 큰 농구공을 가지고 노는가면 초등학생 정도만 되면 현란한 드리볼 솜씨에 3점 슛도 자유자재로 쏘아 댑니다.

거짓말 적당히 붙인다면 전 국민이 프로 선수화 돼 있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농구에 심취해 있다보니 자연히 축구에는 별 관심이 없어졌나 봅니다.

잔디구장도 텅텅 비어 있기 일쑤고, 축구공도 축구화도 인기가 별로입니다.

이런 경향 때문에 한국 유학생들이 팔자에 없는 잔디구장에서

맘껏 공을 찰 때도 종종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