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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이야기

'피임'은 신의 뜻을 거역하는 것

by 고향사람 2006. 6. 10.


2005년 7월 현재 필리핀의 인구는 남한 인구의 두 배 정도인

대략 8천9백만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대략’이라는 단어가 추가된 것은 7천개가 넘는 섬과

밀림으로 구성된 나라여서 인구 통계가 제대로 집계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다가 2.5%에 이르는 높은 인구 증가율(아시아 최고)은

식량과 교육 복지 제공에 어려움을 야기시켜 필리핀 정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앞으로도 산하제한이 쉽게 이루어 질 것 같지가 않다는 것입니다.

 

국교가 카톨릭인 이 나라에서 ‘인공적인 피임은 신의 뜻을 거역하는 행위’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한 가정에 보통 4-5명의 자녀들을 두고 있는 현상은

앞으로도 줄어들지 않을 전망입니다.

 

이에 위기를 느낀 ‘아로요’ 정부가 2010년까지는 인구 증가율을 1.9%로 내리는

억제 정책을 쓰겠다고 발표하고 나섰지만,

이 선언은 오히려 카톨릭 교단 측의 불만만 불러 일켰을 뿐입니다.

카톨릭측은 ‘필리핀은 인구증가 자체 문제보다

부의 재분배와 균형발전에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놓고 있습니다.

 

아무튼 필리핀에서 피임은 신의 뜻에 반(反)하는 것인 만큼,

그 뜻대로 따르든지 아니면 아예 금욕주의를 선언하든지

둘 중에 하나를 택해야 할 형편입니다.

 

당신이라면 과연 어느 쪽을 택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