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니는 까가얀데오로 한인교회는
아직 셋방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첫 개척교회로 문을 연지 10년이 넘었지만
교인 수나 재정상 문제로 필리핀 교회 건물 중
사무실 한 칸을 빌려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셋방 교회의 설움을 다 겪고 있습니다.
필리핀교회서 우리 예배실에서 행사를 갖겠다고 하면
한인교인들은 쫒겨나듯 야외로 예배를 드리러 나갑니다.
좋게 말하면 ‘소풍’이고
셋방 설움대로 라면 우리 의지와는 상관없는 억지소풍입니다.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소풍도 미루고 근처 실내 체육관이나 교인집으로 옮겨
예배를 드리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는 교회서 작은 행사가 있어 그 일을 준비하던 중
내 전화기가 주머니에서 빠져 나갔나 봅니다.
갑자기 주머니가 허전하다 싶어 확인해 보니 정말 없는 겁니다.
교회 구역이고 외부인들은 들어오지 못하는 곳이라
큰 걱정이 되진 않았습니다.
금세 찾을 것으로 생각하고 근처에 있던 아우에게
내 전화번호로 통화를 시도해 보랬더니
전화기가 꺼져 있다는 멘트만 나온다는 겁니다.
불과 10여분도 안된 사이에 말입니다.
그렇다면 틀림없이 피노이 교인이 주었다는 얘기인데-
어쩜 금세 전원까지 끌 생각을 했는지
물론 내 전화가 신형으로 바꾼지 3개월도 안된 새것이라
피노이들 입장에서는 욕심?이 날순 있겠지만-
그래도 같은 교인인데-
더군다나 우리 행사가 몇 명 안되는 인원으로 진행됐고
그것도 교회 복도나 마찮가지인 곳에서 했는데
지나다니던 이나 구경하던 피노이 중에서 주은 게 확실한데
그걸 그냥 습득물로 ‘인 마이 포킷’했다고 생각하니 서운한 생각이 듭니다.
전화기 자체보다 필리핀서 찍은 사진만 1천장도 넘게 들어 있는데-
혹시-
내 전화기를 주운 피노이의 기도 제목이
‘제발 나도 최신형 폰 좀 가질 수 있게 해 주세요’라고
간절히 기도하는 중이었다면????
-기도 응답이 됐을테니 내가 마음 풀어야겠죠^^
에이- 그래도 줍자 마자 전원 스위치부터 꺼놓는 건 좀 아니지.
그런 심뽀라면 다음 기도가 응답 되겠냐.
자꾸 이런 생각이 드는 걸 보면 나도 약이 많이 올라 있나 봅니다 ㅋ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도 무사히- (0) | 2017.06.04 |
---|---|
개새끼-해도 너무한다 (0) | 2017.05.25 |
롯트 와일러(Rottweiler) (0) | 2017.05.13 |
노란 밥의 비밀- (0) | 2017.05.07 |
무식헌거 맞주^^ (0) | 2017.05.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