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 장모님-
꼭 한 번 불러 보고 싶었던 말입니다.
그 말을 참 오랜만에 실컷 해 봤습니다.
장인 장모님 묘소 앞에서 말입니다.
나이 들어 외국에서 사는 날이 많았고
한국에 있어도 고향이 충남이라-
장인 장모님 묘소가 있는 경기도 포천 땅하고는 거리가 멀어
잘 찾지를 못했습니다.
이번에 그 불효를 멀리 떨쳐 버렸습니다.
아직 잔설이 남아 있고 바람이 찼지만
필리핀에 들어가기 전 꼭 성묘를 해야겠다고 다짐한 마당인지라
일찌감치 산소를 찾았습니다.
오랜만에 공원 묘원에 들린 탓인지-
장인 장모님 산소를 찾는데도 시간이 걸렸습니다.
같은 모양의 봉분에 비석들이 즐비했고 새로 조성된 묘소도 많아
식별하는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다행이 봉분이나 비석 등이 훼손되지 않고
누가 다녀갔는지 산소 앞에는 마른 꽃이 놓여 있었습니다.
-장인 장모님 저 왔시유.
이 한마디 하고는 눈물이 나와 더 이상의 말을 잊지 못했습니다.
아내가 막내로 태어 낳고 그 언니와는 스무살이 넘는 까닭에
내가 아내를 만났을 때부터 연로하셨던 분들인지라-
진한 정을 나누기에 어색했던게 사실이었습니다.
그래도 내가 더 살갑게 대해 드렸어야 했는데-
역시 후회만 남습니다.
백년손님으로만 남게 해 드린 것 같아 더 그랬습니다.
아내 한테라도 그 정을 더 쏟아야 하지만
서로 늙어 가는 마당인지라- ㅋ
올 겨울은 유난히 눈물이 많았던 그런 기억만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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