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초 오상순시인은
‘꽁초’라 불릴만큼 담배를 참 좋아 했습니다.
하루에 담배 스무갑을 피우기도 했다니 말입니다
언젠가 그의 무덤을 찾았었는데-
묘 앞 상석에 불붙인 담배가 놓여 있어 한참을 웃은 적이 있었습니다.
얼마 전엔 필리핀 촌 길을 달리다 보니
길 옆에 나무십자가와 함께 불 붙여 놓은 담배 개비 여러개가 보였습니다.
일부러 내려 보니 정말 담배와 향이 함께 연기를 뿜고 있었습니다.
담배를 좋아하는 피노이가 이 길에서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표식이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죽습니다.
그러나 그 흔적은 누구나 다릅니다.
죽음 앞에 담배를 놓아 주는 이보다 찬미를 들려 줄 수 있는
그런 후손이 많기를 기도해 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