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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선천적? 후천적??

by 고향사람 2015. 7. 30.

필리핀서 사업을 하는 막내 아우가 한국에 들어 왔습니다.

장비를 구하러 온 것입니다.

아우와 같이 장비를 보러 이곳저곳 다니다

백호(포크레인) 두 대와 그레이더(땅차) 한 대

그리고 15톤 트럭 두 대와 5톤 트럭을 구매했습니다.

모두 중고품입니다.

 

현장에서 구매하는 중장비는

인천 컨테이너 쇼링(shoring) 작업장으로 옮겨 놓습니다.

그래야만 필리핀으로 가는 배에 선적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트럭이나 승합차 등은 제 힘으로 현장까지 움직일 수 있으나

포크레인이나 그레이더 불도저 등은 트레일러에 실어 옮겨야 합니다.

이중 02짜리 소형 포크레인은 5톤 트럭에 실어 이동할 수 있는데-

이번엔 아우가 직접 옮기기로 한 것입니다.

운송비 절감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포크레인을 5톤 차에 싣고 내리는 작업이었습니다.

대개는 포크레인을 판매한 측이 승차까지 도와 주는데-

작업자가 없을 경우는 구매자 몫이 되고 맙니다.

우리 상황이 후자가 된 것입니다.

 

 

막내 아우가 생전 처음으로 포크레인 승차를 시도했습니다.

그동안 포크레인을 싣고 내리는 것을 보기만 했지 직접 해 본적은 없는 터라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지만 단번에 해 내는 겁니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했던가요^^

필리핀서 여러해 장비사업을 한 탓에 백문이불여일견임을 선보인 셈이 됐습니다.

 

이런 모습을 볼 때면 고인이 되신 아버님 생각이 납니다.

뭐든지 한 번 보면 그대로 만들어 내고 고쳐주던 분이셨기 때문입니다.

그 피를 이어 받은 덕인지 아우들은 뭐든 잘 합니다.

근디- 나는???

 

손댔다 하면 다 고장을 내 놓으니-

마누라가 ‘당신은 다리 밑서 주어다 키운 자식 아니냐’며 핀잔을 해댈만 합니다.

 

-그러지 마러. 대기만성이라는 말도 물러. 내가 시방 열심히 배우고 있응께.

후천적 기질이 선천적인 것 보다 낫다는걸 보여주고 말껴.

 

마누라 콧방귀 소리 듣기 싫어서라도 뭐든 열심해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근디 증말 난 주워다 키운거 아닌지 물러.

요즘 이생각이 부쩍 들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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