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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심긴 심었는데-

by 고향사람 2015. 8. 3.

이게 호박여-

이건 또 뭐여-

 

밭에 심은 곡식과 채소들이 열매를 맺자

그 모습을 보면서 내가 혼자 중얼거리는 소립니다.

 

모종을 심을 때는 호박이나 참외 오이 박 등이 비슷비슷했고

자라면서도 어떤 것은 모양새가 비슷해 호박이거니 했는데-

열매 모양을 보니 영 딴판입니다.

 

길쭉 뭉툭한 것이 호박 같으면서도 아니고

수세미인줄 알고 키웠는데 표면에 돌기가 잔뜩한게 그것도 아닌 것 같고-

궁금하다 못해 이웃 농사꾼에게 물어 보니 이름과 용도를 알려 줍니다.

 

-두리뭉툭한 이건 먹는 박이여. 솥에 쪄 양념쳐 먹으면 맛나지.

그리고 돌기가 많이 난 이것은 여주라는겨. 당뇨에 좋은디 쌉쌀한맛 때문에

싫어하는 이들도 있지. 이건 야콘이구먼. 고구마 처럼 생긴 뿌리열매를 맺는디

맛은 아삭한게 배 씹는 기분이 들어-

 

참외 수박 오이는 보기만 해도 알겠는데 다른 작물들은 아리송해

뭐가 뭔지 잘 모르는게 많았는데 이번에 확실이 알게 됐습니다.

그런데 먹는 박은 이미 너무 익어서 나중에 공예품이나 만들게 됐고

단호박은 바로 쪄 먹어도 될 만큼 알맞게 익어 어제 옥수수랑 맛나게 먹었습니다.

 

봄에 남들 하는 대로 심기는 심었는데-

그게 이 여름 색다른 수확의 기쁨을 안겨 주고 있습니다.

초보농부가 무식해 이름도 모른채 대충 가꿨지만

곡식과 채소는 불평불만 보다는 알토란 같은 열매로 보답을 해 줍니다.

 

자연에서 배우고

일하면서 느끼는 농촌 생활-

그래서 살만한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