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호박여-
이건 또 뭐여-
밭에 심은 곡식과 채소들이 열매를 맺자
그 모습을 보면서 내가 혼자 중얼거리는 소립니다.
모종을 심을 때는 호박이나 참외 오이 박 등이 비슷비슷했고
자라면서도 어떤 것은 모양새가 비슷해 호박이거니 했는데-
열매 모양을 보니 영 딴판입니다.
길쭉 뭉툭한 것이 호박 같으면서도 아니고
수세미인줄 알고 키웠는데 표면에 돌기가 잔뜩한게 그것도 아닌 것 같고-
궁금하다 못해 이웃 농사꾼에게 물어 보니 이름과 용도를 알려 줍니다.
-두리뭉툭한 이건 먹는 박이여. 솥에 쪄 양념쳐 먹으면 맛나지.
그리고 돌기가 많이 난 이것은 여주라는겨. 당뇨에 좋은디 쌉쌀한맛 때문에
싫어하는 이들도 있지. 이건 야콘이구먼. 고구마 처럼 생긴 뿌리열매를 맺는디
맛은 아삭한게 배 씹는 기분이 들어-
참외 수박 오이는 보기만 해도 알겠는데 다른 작물들은 아리송해
뭐가 뭔지 잘 모르는게 많았는데 이번에 확실이 알게 됐습니다.
그런데 먹는 박은 이미 너무 익어서 나중에 공예품이나 만들게 됐고
단호박은 바로 쪄 먹어도 될 만큼 알맞게 익어 어제 옥수수랑 맛나게 먹었습니다.
봄에 남들 하는 대로 심기는 심었는데-
그게 이 여름 색다른 수확의 기쁨을 안겨 주고 있습니다.
초보농부가 무식해 이름도 모른채 대충 가꿨지만
곡식과 채소는 불평불만 보다는 알토란 같은 열매로 보답을 해 줍니다.
자연에서 배우고
일하면서 느끼는 농촌 생활-
그래서 살만한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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