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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효불효(孝不孝)-

by 고향사람 2014. 2. 20.

며칠 전 샤워를 하고 나오다 낙상(落傷)하신 울 엄니

다행이 뼈는 부러지지 않았지만 온 몸이 멍투성입니다.

발등과 손은 무엇에 긁혔는지 피도 많이 났고

오른 팔은 잘 사용치도 못하셨습니다.

 

3년 전에도 김장을 하다 넘어지는 바람에

어깨뼈가 골절 된 적이 있던 터라

이번 일로 많이 놀라셨나 봅니다.

급성 감기까지 걸리셨으니 말입니다.

엎친데 덮친 격이었지만 그래도 용케 견뎌내셨습니다.

 

독감 예방주사를 맞은 것이 그나마 보탬이 됐던 것 같습니다.

엄니가 몸을 추스릴만 해 지자 이번에는 내가 감기에 걸렸습니다.

온 몸이 쑤시고 열이 펄펄 나는게

정말 침 한 방울 삼키기도 힘이 들었습니다.

안방 아랫목을 차지하고 끙끙 앓자 어머님이 내 병수발을 하십니다.

아직 당신 몸도 성치 않으신데 말입니다.

 

이제 내 몸도 좀 나아져서 움직이기는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 보니 엄니 몸이 빨리 쾌차되신 것이 내 덕???이지 싶어 집니다.

아픈 아들을 돌봐야 한다는 모정(母情)이 당신의 병을 이겨낸 것 같아섭니다.

 

머리 하얀 아들 일지라도 당신 보기에는 여전히

돌봐야할 자식이기 때문입니다.

효불효(孝不孝)-

감기 걸린 내 몸뚱아리를 되돌아 보면서 불효를 생각하고

환자가 된 아들을 빨리 완쾌시키기 위해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당신 병을 잊어?버린 엄니를 보면 이것도 효(孝)지 싶었기 때문입니다.

 

빨리 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울 엄니 모시고 남쪽 동네로 꽃놀이가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