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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베트남 색시 꿈이 속히 이뤄졌으면-

by 고향사람 2014. 2. 17.

고향집 근처에 베트남서 시집와 살고 있는 색시가 있습니다.

동글동들한 얼굴엔 미소가 끊이지 않고

만나는 사람마다 남녀노소 구분하지 않고 인사도 잘 합니다.

동네 사람들의 칭찬이 자자한 이유입니다.

 

그런데 지난해 가을 남편이 오른 손을 다쳐 농사 일이 많이 밀렸습니다.

집 앞에 심은 초석잠이라는 약초 수확도 어제서야 마쳤으니까 말입니다.

늦은 수확을 한다는 소식에 나도 한 달음에 달려갔습니다.

날씨가 많이 풀렸다고는 하나 밭에서 일하기는 추운 날이었습니다.

 

힘 좀 쓰겠다 싶어 내복위에 츄리닝만 걸치고 갔는데-

종일 호미질만 하는 작업이었습니다.

초석잠이라는 약초가 꼭 땅콩처럼 땅속 줄기 식물이었기 때문입니다.

얇은 옷에 며칠 전 짧게 깎은 머리-

일하는 것 보다 추위를 참는 게 훨씬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옆에서 같이 일하는 베트남 색시가 맑은 웃음을 띠며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니 춥다는 소리를 내기도 멋쩍었습니다.

 

겨울 짧은 해가 넘어 갈 때 쯤 내 몸 속에는 이미

감기가 찾아 왔습니다.

종일 추위에 떨었더니 좋지 않았던 몸 컨디션이

기어이 감기에 뚫려 버렸나 봅니다.

 

밤에 약을 사먹고 안방에 뜨신하게 불 지피고 몸을 지졌는데도

온 삭신이 다 쑤시고 머리가 지끈지끈한 게 제대로 고뿔에 걸린 것 같습니다.

며칠 고생은 하겠지만 그래도 남편 시어머니 사랑을 받으며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하는 베트남 색시를 생각하면 참을 만합니다.

 

이번 약초 농사는 수확이 저조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이번 재배를 경험삼아 큰 수확이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착한 베트남 색시가 더 큰 미소를 띠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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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석잠은 누애를 닮았다해서 그렇게 이름이 지어졌답니다.

산과 들의 습지에 자라는 식물로 한방에서는 뿌리를 제외한 식물체 전체를

약재로 사용하며, 미열이 있거나 소변을 못 봐 몸이 붓는 증세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답니다.

 

 

초석잠이 유명해진 것은 바로 기억력 개선과 중풍, 치매 등을 예방한다고 알려지면서다. 초석잠에는 뇌기능을 활성시켜주는 콜린과 페닐에타노이드라는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어 노인성 치매나 뇌경색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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