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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나무하고 군불 때고 -

by 고향사람 2013. 12. 4.

한 달간 서울과 지방을 다니면서 밀린 일을 하고 보니

이제야 고향 집서 편히 지내게 됐습니다.

 

충청도 시골-

더군다나 한 겨울이다 보니 딱히 할 일도 없을 것 같았지만

어머님 혼자 계시던 집이라 이곳저곳 손볼 것이 많았습니다.

며칠간 열심히 겨울나기를 위한 준비를 해 놓고 보니

이제 내가 할 일은 뒷산에가 나무를 해 오고

그 나무로 어머님 방에 군불을 지피는 게 일상이 돼 버렸습니다.

 

산에는 간벌(밀집된 나무를 솎아 베어낸 것)해 놓은 나무 토막이 즐비해

그것을 지게에 저 나르기만 하면 되는 것이라

운동삼아 열심히 가져 와 군불을 지피는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나무토막이 타고 남은 불씨에는 고구마를 구어 먹고

그동안 젊은 손이 없어 따지 못한

뒤곁 장독대 옆 감나무 홍시도 다 내 차지입니다.

 

엄니는 뜨거운 나라 필리핀서 살다 온 큰 아들이

추운 날에 감기라도 걸릴까봐 9밤마다 생강 끓인 물을 머리 맡에 놓아 줍니다.

또 5일장이 들어서는 날에는 입정거리 좋아하는 아들을 위해

막 구운 호떡을 품에 담아 옵니다.

식기 전에 들라며 안방에 풀어 놓는 호떡은 이 겨울 최고의 간식거립니다.

 

오랜 만에 온 고향집.

오랜 만에 먹어 보는 고향 음식.

오랜 만에 만나는 고향 사람들.

 

덕분에 요즘 사는 맛이 새롭습니다.

나무하고 군불 때고- 고구마 구어 먹고 호떡 얻어 먹고^^

필리핀 보다 훨씬 재미있다고 하면-

아마 아우들이 눈총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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