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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50 ; 50 이면 나도 하겠다야

by 고향사람 2013. 10. 21.

밤 낮 가리지 않고

뚫는 것 만큼은 자신이 있다는 강사장.

 

까가얀데오로 엘살바도로에 있는 회사 새 땅에

우물을 파는데는 말 그대로 한 방에 뚫어 버렸습니다.

그것도 얼마나 세게 뚫었는지-

드릴링 구멍에서 자연수가 펑펑 솟아나서

근처 저지대를 온통 호수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잘 뚫는 거-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 강사장. 정말 젊어선지 뚫는 건 진짜 잘 한다.

나 역시 칭찬을 수 없이 했습니다.

주변 마을 피노이들도 감탄사를 연발한 것은 물론입니다.

 

이런 소문이 퍼지자 근처에 살고 있는 한국인이

자기 공장 땅에도 샘 하나 파 달라고 주문을 했습니다.

자신에 차 있던 강사장 대뜸 달려가 관정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하루면 충분하다고 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벌써 1주일 넘게 버둥대고 있습니다.

 

그 사이 관정 깊이는 지하 80미터를 넘어

오늘이면 1백미터 이상 파 내려갈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물양이 시원치 않습니다.

물론 그 사이 기계도 고장나고 날씨도 나빠 일을 못한 날이 있었지만

그래도 한 나절이면 해결할 것 처럼 자신했다가

관정만 깊어지자 요즘은 허-참 소리만 연발해 댑니다.

 

-강사장. 이제 겨우 두 개째 뚫는 거 알지. 근디 하나는 성공이고

나머지는 아직도니. 이거 선수라고 할 수 있어???

 

옆에서 내가 코러스를 넣기 시작하니 강사장이 더 죽는 표정을 짓습니다.

 

-50 ; 50 확률이면 나도 파겠다.

아무래도 강사장은 낮에 파는 건 솜씨가 죽었나봐. 긍께

밤에 파는 일이나 잘혀봐. 그것까지 못 파면 이제 머리깎아야지 뭐.

 

내 말에 충격을 먹었는지-

오늘은 아침 일찍부터 나가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 다 저녁 때면 좋은 소식 가지고 보란 듯이 나타날 것 같습니다.

-행님요. 나가 누구요. 뚫는디는 자신있다 안했능교 하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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