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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민다나오에서 송편 먹기 어렵네요^^

by 고향사람 2012. 9. 29.

내일이면 한국 최대 명절인 한가위-

하지만 필리핀 맨 아랫섬인 민다나오에서 맞는 추석은

전혀 분위기?가 나질 않습니다.

 

30도를 넘는 불 볕 더위에

얼굴과 피부색이 다른 피노이들 모습만 눈에 띄니

그럴 수 밖에요-

 

그렇다고 한가위 추석을 모른체 보낼 수도 없는 처지라

며칠 전부터 고민을 했습니다.

이번 추석엔 꼭 송편을 먹어 보자고 말입니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그 방법이 두 가지로 압축됐습니다.

 

첫째는 구할 수 없으면 만들어 먹자 였습니다.

그러나 쌀을 불려 가루로 만들고 찌고-.

더불어 송편 속은 무엇으로 할까 싶어지니 감당이 안 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 방법을 강구해 봤습니다.

주변 한인들중에 송편을 만드는 곳이 있으면 주문을 하고

그렇지 않으면 한국식품점에 부탁해 마닐라나 세부쪽에서 공수 받는 것이었습니다.

 

다행이 한인 단체중 한곳에서 송편을 만든다는 정보가 있어

주문을 했더니 도시락 스티로폼에 담아 배달을 해 왔습니다.

넉넉하게 받아 놨습니다.

 

그런데 일이 잘 풀리려니 단골 식당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음식재료 주문하는 곳에서 송편이 배달돼 왔다며 우리에게 나눠 준다고 말입니다.

궁하면 통하는 법이 있다더니-

남정네들만 사는 우리 집에 송편 복이 굴러 왔습니다.

 

덕분에 이번 추석은 송편에 감주(캔 식혜), 떡만두국거리까지 갖춰 놓고

맞이하게 생겼습니다.

내일 보름달이 뜨면 주변에 있는 인심 좋은 한국인들에게

큰 복을 내려 달라고 기원할 참입니다.

 

필리핀 달이라서 효과가 좀 떨어질지 모르지만

그래도 정성을 다 하면 하늘도 감동하지 싶어 집니다.

물론 이 블로그를 찾아 주신 님들을 위해서도 복을 빌어 드려야지요.

좋은 한가위

행복한 추석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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