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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목요일은 아침부터 바쁘다

by 고향사람 2012. 9. 18.

목요일은 우리 집 헬퍼 ‘조이’가 학교에 가는 날입니다.

물론 다른 날도 학교에 갑니다.

그런데 목요일은 오전 8시까지 학교에 가야 하는 날입니다.

 

덕분에 우리 기상 시간도 빨라집니다.

밥도 오래 씹을 수가 없습니다.

또한 수저 놓기가 바쁘게 빈그릇을 설거지통에 옮기고

반찬도 랩을 씌워 냉장고에 넣는 일을 함께 합니다.

 

외사촌 아우와 내가 먼저 출근하고

막내 아우는 더 기다렸다가 헬퍼 조이가 준비를 끝내면

차를 태워 학교 정문에다 내려 주고 사무실로 옵니다.

그러다 보니 누가 ‘헬퍼’고 ‘주인’인지 헷갈리기도 합니다.

 

좀 편하게 살려고 월급 주며 헬퍼를 고용했는데-

오히려 그 헬퍼를 헬퍼?해야 할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누구하나 불만이 없습니다.

 

지난 4월 헬퍼 조이가 일을 그만 두겠다고 했었습니다.

이유가 대학교에 진학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민다나오 발렌시아쪽에 있는 대학이라는데 학비도 비싸고

시설도 까가얀데오로에 있는 대학보다 못한 곳이었습니다.

 

한국 음식 잘하고 부지런하고 싹싹한 조이를 놓치기가 싫었습니다.

아우들과 상의해서 이곳서 대학에 가도록 설득을 했습니다.

학비를 도와주고 특별 용돈도 줘가며 말입니다.

조이도 단번에 오케이 했음은 물론입니다.

 

학교생활하면서 집안 일을 하려니 몸도 마음도 바쁜 조이입니다.

늘 깨끗하던 집안이 지저분해지고 시킨 일도 깜박깜박하는 날이 많습니다.

그래도 서로 불만이 없는 것은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헬퍼 일을 도와주고 그 헬퍼를 학교 앞까지 태워 준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출근길이 바쁜 우리로서는 말입니다.

그래도 서로 돕고 살기로 작정한 이상-

매주 목요일은 유난히 바쁜 날이 될 것 같습니다^^

 

-조이야 뭐해. 빨랑 나오지 않고.

아우가 채근 하는 소리가 문 밖까지 요란 합니다.

어떻게 이 소리는 잘 알아 듣는지. 암튼 우리 집은 놀랄 일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