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사 3주째-
매일 세 번에서 일곱 번씩 화장실을 들락 거리다 보니
배 보다 똥꼬가 더 아파 일상이 보통 힘든 게 아니었습니다.
더구나 필리핀 지사제에 한국서 가져온 약 정로환에 각종 소화제를
한 곽씩 먹어 치워도 그치질 않으니 실망을 넘어 절망에 빠질 지경이었습니다.
금식도 해보고
죽도 먹어 보고
그래도 별 차도가 없어 아우들한테 설명을 했더니
그걸 한 달 다 되도록 참고 있었느냐며
여직원을 통해 병원을 예약해 줬습니다.
더 이상 참기도 힘들어 아무소리 않고 따라 나섰습니다.
변검사에 촉진, 청진기 검사까지 하고 나서 결과를 보니
아메바(편모선충)에 감염이 됐다는 겁니다.
이것도 모르고 지사제에 소화제만 먹어 댔으니-
그러는 동안 몸무게만 5킬로그램이 빠졌습니다.
온 몸에 기운이 없고
잠을 자다가고 수시로 화장실을 찾아야 했던 게
아메바 감염 때문이었던 겁니다.
아메바 감염은 오염된 물이나 채소 등을 섭취 했을 때
나타나는 증상으로 물 같은 설사를 계속하는 게 특징입니다.
이 증상이 오래 가면 탈수가 되고 2차 증세가 나타날 수 있어
외국인은 특히 주의해야 한답니다.
무식한 건지 용감했던 건지-
3주 넘게 설사를 하면서도 꾹 참았으니 내 인내력도 국제급입니다.
병원에 가 보고 나서야 참기만 한 게 정말 무식의 발로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행이 진단이 잘 나왔고, 약도 열심히 먹고 있으니
손만 닿아도 불에 덴 것 같이 아팠던 ‘똥꼬’도 금세 나을 것을 기대합니다.
설사-
2-3일 계속되거든 병원에 가서 변 검사나 피 검사 꼭 받아 보세요.
필리핀에 사는 한국인들이라면 특히 주의 하시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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