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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아메바에 감염 됐대요

by 고향사람 2012. 10. 3.

설사 3주째-

매일 세 번에서 일곱 번씩 화장실을 들락 거리다 보니

배 보다 똥꼬가 더 아파 일상이 보통 힘든 게 아니었습니다.

더구나 필리핀 지사제에 한국서 가져온 약 정로환에 각종 소화제를

한 곽씩 먹어 치워도 그치질 않으니 실망을 넘어 절망에 빠질 지경이었습니다.

 

금식도 해보고

죽도 먹어 보고

그래도 별 차도가 없어 아우들한테 설명을 했더니

그걸 한 달 다 되도록 참고 있었느냐며

여직원을 통해 병원을 예약해 줬습니다.

 

더 이상 참기도 힘들어 아무소리 않고 따라 나섰습니다.

변검사에 촉진, 청진기 검사까지 하고 나서 결과를 보니

아메바(편모선충)에 감염이 됐다는 겁니다.

이것도 모르고 지사제에 소화제만 먹어 댔으니-

그러는 동안 몸무게만 5킬로그램이 빠졌습니다.

 

온 몸에 기운이 없고

잠을 자다가고 수시로 화장실을 찾아야 했던 게

아메바 감염 때문이었던 겁니다.

 

아메바 감염은 오염된 물이나 채소 등을 섭취 했을 때

나타나는 증상으로 물 같은 설사를 계속하는 게 특징입니다.

이 증상이 오래 가면 탈수가 되고 2차 증세가 나타날 수 있어

외국인은 특히 주의해야 한답니다.

 

무식한 건지 용감했던 건지-

3주 넘게 설사를 하면서도 꾹 참았으니 내 인내력도 국제급입니다.

병원에 가 보고 나서야 참기만 한 게 정말 무식의 발로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행이 진단이 잘 나왔고, 약도 열심히 먹고 있으니

손만 닿아도 불에 덴 것 같이 아팠던 ‘똥꼬’도 금세 나을 것을 기대합니다.

 

설사-

2-3일 계속되거든 병원에 가서 변 검사나 피 검사 꼭 받아 보세요.

필리핀에 사는 한국인들이라면 특히 주의 하시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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