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타(최근에 쓴 시)

란소네스

by 고향사람 2012. 5. 27.

가을 색 닮은 피부에

속살은 이미 투명한 겨울을 안다

 

아들 딸 많은 피노이 가족처럼

주렁주렁 송이채 나와

보는 이 까지 부자를 만드는 란소네스

 

색깔만 다른 거봉포도라고 말해도

시비 못할 만큼 우리 눈에 꼭 차는 입맛이지만

욕심 넘어 탐심으로 접하다 보면

그예 쓴 맛을 보여주는 게

꼭 성깔 있는 여인네다

 

푸른 강낭콩 처럼 생긴 씨지만

서둘러 먹다 씹게 되면 익모초가 형님할 만큼

사약 마신 뒤끝 처럼 오만상을 찌푸리게 한다

쓰다쓰다 이처럼 쓸까

 

여인속살 탐하다

제대로 걸린 바람둥이가 이 맛을 알까

 

더러는 쓴 맛도 약

란소네스 몇 바가지 까먹다 보면 단맛도 잃게 되는데

이 때 살짝 쓰디쓴 씨를 깨물고 나면

다시 단맛이 살아난다

 

인생 길에 한 두 번씩 겪게되는 실패

그것을 이기고 난 후의 삶이 더 달콤하듯이-

햇볕에 살짝 썬틴한 모습의 란소네스-

까먹다 보면 입술까지 끈적끈적한 것이

사랑하는 여인과의 첫 키스를 떠오르게 한다

'기타(최근에 쓴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개비  (0) 2012.07.11
무제  (0) 2012.06.27
미소  (0) 2012.05.27
봄날 사랑은-  (0) 2012.05.14
동갑내기  (0) 2012.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