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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편지

아내의 생일에-

by 고향사람 2010. 6. 26.

그 옛날-


진한 눈썹에

얼굴보다 보조개가 큰

여인을 만났습니다


박 속 처럼 하얀 미소를 짓고

안개꽃을 좋아라하는

그 마음에 끌려

결혼을 했습니다

봄빛 찬란한 5월5일입니다


세월 흘러

아이 낳고 집 늘리고

그렇게 그렇게 살다보니

어느 새 반백을 돌아 선 우리


어제는 아내의 생일이었습니다


얼굴보다 컸던 보조개는

주름살 깊이에 빠져 버렸고

붉었던 뺨은 새치머리카락에 가려 있습니다


세월을 탓하고

무심을 말하기에는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올 여름 가기 전

아내 새끼손가락에 봉숭아물을 들여 주며

꼭 이 말을 하고 싶습니다

-당신은 여전히 고와


내 머릿속은 벌써

아내의 보조개가 다시 얼굴 보다 커지고

핏기 잃은 뺨에 붉은 빛이 도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사랑은 

흐른 세월만큼 변하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그 옛날의 아내 모습을

난 죽어서도 기억할 겁니다

사랑하는 아내가 그리 할 것 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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