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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편지

고향을 그리며-

by 고향사람 2010. 6. 11.

필리핀 언덕에서 만화방초(萬花芳草) 어우러진

산야(山野)를 보노라면 고향길이 생각납니다

-지금쯤 아카시아꽃이 지고 장미가 만발했겠구나

어머님이 담 밑에 뿌려 둔 봉숭아와 채송화는 또 얼마나 자랐을까.


나이가 들면 추억을 먹고 산다더니-

이국땅에서 살다보니 그게 더 해지는듯 싶습니다

그렇다고 그리움에 빠져 눈물짓기는 거시기해서 싫고

이럴 땐 나가서 운동을 합니다

이 나라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농구


땀을 뻘뻘 흘리고 나면 그런대로 사는 맛이 새로워지는 듯 싶어집니다

인생 별건가. 하루하루 즐겁게 살면 되지 하는 맘이 든다는 겁니다


어젠 비가 엄청 내렸습니다

천지개벽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말입니다

주변에 있는 것들이 다 날아가고 나무가 부러질 만큼 바람도 셌고-


날씨 까지도 인생을 닮아가나 싶어 굵을 빗방울을 쳐다보면서 미소지었습니다

맑은 날이 있으면 흐린 날도 있고 비바람도 맞아 봐야

살아 있음을 실감할 때가 있지요


오늘은 시내에 나가서 볼 일이 몇가지 있어서

옷 좀 색다르게 입는다고-

청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운동화를 신었더니 폼이 나는 듯 했는데

그만 쇤머리카락이 눈에 거슬려 영 아니었습니다

옷도 나이에 맞게 입어야지 ^^


양 볼에 붉은 살이 오르고

허벅지가 탱탱볼 부럽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시절이 그리움은 나만의 욕심일까요

가끔 책갈피서 발견되는 옛 사진을 보면 그런 생각이 더 짙어집니다

결국 사는 게 그런거지 뭐- 하면서 미소로 끝내지만 말입니다


살얼음 판 같은 인생살이에 웃음꽃 피울 날은 얼마나 남았을까

그날이 적다면 억지로라도 웃으며 살아야 하는데-

살아 볼 만큼 살아서 이제는 도통은 아니라도 자신감이 팍팍 넘칠 줄 알았는데

나이가 먹어도 인생살이는 여전히 예나 다를바가 없네요


인간의 한계겠지요

오늘도 이 한계를 잘 극복하는 멋진 하루가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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