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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 노모 &50대 아들 이야기

‘깔라만시’를 귤 까 먹듯 하신답니다

by 고향사람 2010. 1. 19.

혀끝만 대도 몸서리가 칠 질 정도로 신맛을 내는 레몬-

하지만 ‘깔라만시’ 앞에서는 레몬도 ‘꿀맛’?입니다.

그 이유는 깔라만시의 지독한 신맛 때문입니다.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소리는 들어 봤지만 ‘낑깡’만한 깔라만시가

아이 주먹만한 레몬보다 몇 배 더 신맛을 내니 그 소리가 나올만 합니다.

이런 비밀을 아는 터라 한국에서 신참이 오면 점잖게 깔라만시를 권합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한 입에 깨물어 먹으라고.


순진한 이는 필리핀 선배?의 말을 잘 듣습니다.

그리고는 덥썩 깨물어 먹어 보고는 저승사자를 만난 표정을 지어 댑니다.

시다 못해 쓴맛까지 날 정도니까-

  

울 엄니는 이렇게 신 과일인 깔라만시를 귤 까먹듯 합니다.

음식점에 갈 때마다 인상도 쓰지 않고 맛나게 까 잡수시는 것도 부족해

주머니에 몇 개씩 넣어 옵니다.

심심할 때 먹을 거랍니다^^


우리는 쳐다보는 것 만으로도 입안에 침이 잔뜩 고이는데-

엄니는 그냥 먹을 만 하답니다.

신맛나는 것을 잘 먹는 이가 장수 한다던데-

올해 77세인 울 엄니, 아마도 백수는 문제없을 거 같습니다.


필리피노 보다 더 필리피노 같이 필리핀에 잘 적응하시는 울 엄니.

필리핀에 오신지 두 달째로 접어 든지 오랜데 아무 불편없다며 잘 지내십니다.

냄새가 역겹다는 두리안도 ‘크림’ 잡숫듯 하시고

레몬보다 더 신 깔라만시도 귤 까 드시듯 하고-

암튼 울 엄니 필리피노 뺨 칠 정도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