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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이야기

'팬티'는 어디서 구해 왔는지 몰라!!!

by 고향사람 2008. 8. 1.
 

‘골라라 골라. 골라 잡아-’

아마 분명 이 소리가 맞을 거 같습니다.

카가얀 고곤시장에 가면 핸드 마이크로 소리소리 질러 대는 이들이 많습니다.

컨테이너에서 막 내려놓은 듯싶은 옷가지와 신발 들을 놓고 상인들이 소리치는 것입니다.


시부아노 혹은 일롱어로 소리치는 터라 그게 무슨 소린지는 모르지만 남대문 시장에서 많이 보아 왔던 똑 같은 폼에, 목소리 톤도 비슷한 게 분명 ‘골라 잡으라’는 소리가 맞습니다. 그런데 고곤시장 한 쪽에는 이런 옷장사가 널려 있습니다. 모두 헌 옷 헌 신발을 파는 이들입니다.


이중 대형매장??에 속하는 한 곳은 아예 ‘정00’ 아무개라는 한국인 이름까지 내 걸고 장사를 하는 곳도 있을 정도 입니다. 매장 한 쪽에 빨간 글씨로 내려 쓴 광고 문귀에는 한,필리핀 합작 어쩌구 하는 내용 같은데-. 헌 옷 얼마 같다놓고 합작 투자 운운하는 것을 보면서 그만 상인들의 재치에 웃음만 보태고 왔습니다.


헌옷 가게 한 켠에서는 헌 구두도 팔고 있었는데, 며칠 전 진흙탕 길을 돌아 다녔던 내 구두보다 나아 보여 가격을 물어 보았습니다. 밑창까지 새것 같은 게 2백50페소였습니다. 아마 잘 흥정하면 2백 페소 밑으로도 가능해 보였습니다. 내 구두와 바꾸자고 했더니 한 참 쳐다보다가는 흙이 묻어서 그런지 싫다고 고개를 흔듭니다.

‘냅둬라 썩어도 준치라고-. 내 건 한국서도 알아주는 메이커란다’


별로 살 것은 없었지만 그래도 체육복 한 벌에 100 페소, 청바지가 1백50페소, 아이들 옷은 10-20 페소짜리도 즐비했습니다. 그런데 유독 한 가지 이해 할 수 없는 것은 ‘팬티’도 헌옷 파는데서 얼굴을 내밀고 있더라는 겁니다.


‘지금 생각해 봐도 그건 어디서 구해 왔는지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