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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아내의 '힘'(?)

by 고향사람 2006. 8. 24.
바닷가에서 캠핑 할 때의 일입니다.
버너와 코펠을 사용해 밥을 짓고 있는데,
옆 모래밭에서 젊은이들이 공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곧 밥을 퍼 식사를 해야 하는데, 젊은이들의 공놀이는 그칠 줄 몰랐습니다.
만약 공이 우리 쪽으로 날아오면 모래 밥을 먹어야 될 판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잘못 튄 공이 우리 식탁 쪽으로 날아 왔습니다.
몇 번 주의를 주었는데도 불구하고, 공이 텐트 위 까지 날아오자 짜증이 났습니다.
순간 제 입에서는 곱지 않은 소리가 나왔습니다.
“이 사람들 미쳤나”

그러자 일행 중 약간 '불량기'가 있어 보이는 ‘덩치’가 시비를 해 오는 것이었습니다.
자신들을 정신병자 취급했다는 게 그 이유였습니다.
공놀이하던 서넛이 정색을 하면서 다가오자 순간 ‘낭패’를 모면키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때 였습니다.
옆에서 묵묵히 반찬을 담던 아내가 갑자기 몸을 일으키더니
냅다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습니다.  

“야-. 마빡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 어따 대고 행패야. 당장 꺼지지 못해”
정말 의외였습니다.
우리 쪽으로 다가서던 젊은이들도 어이가 없었는지
‘허 참’ 소리만 연발하더니 되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1미터 60도 안 되는 작은 키에,
수박 한 덩이 갖고도 끙끙 대기 일쑤인 여편네가
어디서 그런 화통 삶아 먹은 굉음을 냈는지-.
암만 생각해도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아무튼 이 날 처음 ‘아내의 힘’을 발견했습니다.
이 사건 이후 평생을 보살펴 줘도 부족할 것만 같던 아내가
갑자기 ‘수호천사’ 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험한 세상 살다보면 가끔은 ‘전능한 힘’을 소원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위기 모두가 ‘아내의 힘’ 같은 요량으로 통하지는 않습니다.
그럴 때 찾는 이가 바로 예수님이 아닐까요.
아내 보다 훨씬 힘세고, 든든한 예수님이 내 등뒤에 계서
난 오늘도 큰 소리치며 이 험한 세상 자신있게 살아 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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