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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여행이야기

월악산 오르기

by 고향사람 2006. 8. 12.
 

남편, 마누라 다 팽개쳐 두고

오늘은 월악산 가는 날-

11주만에 처음으로 맑은 일요일이라나

날씨까지 궁합을 맞춰주니, 분명 오늘은 최고 산행이 될 터.

 

동그랑땡에 쇠고기장조림 반찬 챙기고

강낭콩 듬성듬성 박힌 하얀 쌀밥 도시락 챙겨

노원역 근처로 나가 ‘하나 버스’를 기다리는디-

워메 -

웬 이쁜 아줌씨들이 얼굴보다 더 예쁜 배낭 메고 서 있는 폼이

‘필’이 팍 팍 오는 기라

어쩜 오늘은 저 여인네들하고 동행할지도 모른다는.


이미 총각 때부터 한번도 어긋나 본적이 없는 동물적 감각.

오늘도 예외는 아니었는디

차 타고 가면서 자기 소개 때

글쎄 뭔 귀신에 씌였는지

‘삐딱구두’ 보구 내 옆지기라고 했다가

비오는 날 먼지나도록 투들겨 맞고 보니

산행이고 뭐고 그냥 집에 가서 푹 쉬고 싶어 죽을 뻔 했지라

월악산행은 그렇게 시작했지라.


덕주사 앞에

오똑하니 서 있는 남근석을 향해

미나리 떡두꺼비 같은 아들 하나 점지해 주십사 빌고

개울 건너며 님들 무사히 산행토록 도와달라고 산신령께 빌고 또 빌고-

그러다 보니 어느새 나만 꼴지

 

계단 많고,

사람은 더 많아 자칫 짜증도 날 만한 월악산이었는데

우리 님들 이미 초월의 경지에 이르렀는가-

산신령 냄새가 폴폴 납디다.


월악산 -

고것이 아무리 좋다한들. 우리 ‘산우회님들’과 비교 할 수나 있을 런지요.

한 잔 술에 그만 모든 님들보고 예쁘다는 말 남발하다가

(선배말에 의하면 한사람 한테만 집중적으로 해야 한다는디)

이번에도 작업 실패(?)했다는 뼈아픈 보고를 드립니다.(다음에도 가망은 없답니다)

건강들하시고 고향사람도 있지 마세요

모두모두 사랑합니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