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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여행이야기

운악산에 오르며-

by 고향사람 2007. 1. 30.

운(雲) 만 떼면
악(岳) 소리가 나는 세상살이,
산(山) 게, 산 것이 아니라는 푸념 속

새해 셋째주 일요일

운(雲) 동 삼아
악(岳) 바리처럼
산(山) 을 오른 게

바로 운악산 이었답니다

국립공원 입장료 폐지된 것만 알았지
사찰입장료가 그냥 살아 있다는 것은 망각해
1인당 1600 원씩 내는 돈이 얼마나 아까운지-
까닥했다가는 산행 포기할 뻔 했습니다

현등사 일주문을 지나 2백여미터 올라가 오른쪽 능선을 택해
눈썹바위 깔딱고개 철계단 병풍바위를 오르는 산행코스는
정말 ‘악’소리 날만 했지만

기운차게 솟아 있는 ‘미륵바위???’를 보는 순간
남정네들은 풀죽은 한숨소리를 냈고,
그리고 여자들은 ‘와-우’ 함성을 질렀답니다

정말 ‘오빠-아’ 소리 안들은 것만도
다행이라면 큰 다행이었습니다

64미터가 부족해 높이 1천미터(936미터)를 못 채운 산이라
그 한을 아름다움으로 승화 시켰는지
기암기봉으로 이루어진 산세가 넘 아름다워

우리 일행중 미모로 한 가닥 한다는 여성동지들 다 모아도
운악산의 빼어 난 美에는 어림없었다는 사실,
이날 첨 알았습니다 ㅋㅋㅋ
이 산이 경기의 금강산이라고 불리는 이유를 알만 했습니다.

서울 태능에서 한 시간 반 못 미쳐 도착한 운악산 현등사 입구는
입장료만 받지 않으면 금상첨화일텐데-
아쉬움이 큰 대목이었습니다.

'도가니'가 부실해 이번 산행을 포기한 몇몇 지우들이
가슴치며 후회하게 한 것은 이 산의 명물인 남근석을 보지 못한 것 일 겁니다.
하나만 봐도 삼대가 아들만 낳는다는디-
자이언츠 더블급만한 남근석 두 개를 보면서
'와-우'를 연발했던 우리 일행중에는 늦둥이 얻는 이도 생겨날 듯 싶어 집니다.

운악산 만경대 정상 표지석 옆에서 포즈 한번 잡고
그 앞에 차려 놓은 밥상에서 맛난 점심 먹고 하산하는데
길 옆 바위가 코끼리 모양을 하고 있어
자연의 신비에 다시한번 감탄사를 날렸습니다.

서너 시간 걸린 산행,
아이젠을 하고도 미끄러지고
손발이 꽁꽁 어는 듯한 추위속에서 등에 땀이 줄줄 흐를 정도로
악악 소리 지르며 올랐던 운악산-.
가을에 다시 찾으면 정말 볼만 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철마다 변하는 자연을 보면서 감탄사를 연발하지만
그 뒤에 서 계신 참사랑에 대해서는 늘 침묵하고 있는 우리들.
봄바람에 눈 녹듯 변할 때가 되지 않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