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험은 한 밤에 해야 한다는 선배의 충고를 무시하고 초저녁부터 일을 냈다 백옥 같은 피부에 부드러우면서도 따스한 촉감 정말 다 좋다 눈앞에 다소곳한 자태지만 웬지 손대기가 겁이난다 벌써부터 얼어 붙은 마음이 더 그렇다 첫 경험이라설까 주눅들지 않으리라는 호된 결심도 막상 손을 뻗치자니 머릿속만 복잡해 진다 정말 이래도 될까 후회하지 않을까 용기를 갖자고 자기 체면까지 걸어가며 조심스레 입술을 옮겼다 그리곤 그리곤 이빨을 내 밀고- 작은 뚫림, 비릿한 촉감의 진한 액체 아- 난 첫 경험에 몸서리 치면서도 작은 감탄사를 흘렸다 이거 이거로구나 상상했던 거 보다 지레 겁 먹었던 것 보다 훨씬 부드러운 맛 그러나 속살은 아직 멀었다 겉옷조차 벗기지 않았는 걸 이번에 더 큰 용기가 필요했다 떨림의 손길로 속옷까지 벗겨내자 눈길을 똑 바로 주기가 힘들다 거무 튁튁한 속살에 주홍빛 사선들 먹어야지 아니 먹어 봐야지 흔들림의 연속 속 입 앙 벌리고 쿡 씹으니 어렵쇼 의외로 먹을 만 하다 씹히는 탄력과 진한 고소함까지 그럼 그렇지 이것도 음식인데- 필리핀서 유명한 저녁 간식거리인 발룻 곤달걀이라는 선입관 때문에 쳐다보기 조차 거북했던 그 발룻에 대한 첫 경험이 이렇게 끝나는 순간이다 모든 게 좀 허무가긴 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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