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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쓴 이야기

볼품없는 오이, 그리고 나

by 고향사람 2020. 8. 23.

 

 

지난 봄

친구 따라 장터에 갔다가

채소 모종 몇 개를 사 왔습니다.

 

방울토마토 오이 고추 가지 케일-

텃밭에 심고 남은 것은 빈 화분에 심었습니다.

 

 

올 해는 긴 장마로 채소가 웃자랐고

열린 토마토는 열과 현상으로 터진게 많아

재미?를 못 봤습니다.

 

이젠 오이랑 토마토 줄기는 노쇄해 걷어 낼 때가 되었는데-

며칠 전 보니 다 죽은 줄 알았던 줄기에서

오이가 맺히더니 이젠 제법 커졌습니다.

 

마지막 열매-

그 열매를 키워내기 위해 줄기에는 새 잎이 돋는 것 같고

넝쿨손은 안간힘을 다해 지주(支柱)를 잡고 있습니다.

 

 

 

이미 비틀어져 상품가치도 없는 오이지만

장마와 폭염을 버티어 낸 것이 정말 장하기만 합니다.

 

-그려 너나 나나 볼품없기는 매 한가지지만

강한게 살아 남는게 아니고 살아 남은 게 강하거라쟎여.

어쨌든 이 어려울 때 꼭 살아 나자구. 그래서 강한자가 되자구.

 

아침 마다

구부정하게 자라나는 오이에게 들려 주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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