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살아가는 이야기

초벌 벌초

by 고향사람 2017. 8. 2.

 

초벌 벌초-

이런 단어도 있는가 싶을 정도로 생소합니다.

나 역시 처음 쓰는 용어니까 말입니다.

 

필리핀에서 살다 2년여만에 고향에 돌아 와

부모님 산소를 찾았더니 잡초가 무성했습니다.

다음 달 추석을 앞두고 사촌들과 함께 벌초날짜를 잡아 놓았지만

그 때까지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우선 벌초를 한겁니다.

이걸 일컬어 초벌 벌초라고 부른 겁니다.

 

큰 잡초만 낫으로 베어 내고 산소 입구 풀도 정리했습니다.

다음 달 형제와 사촌들이 모여 제대로 벌초를 할 양이니까

그 때까지는 후손 없는 묘지 같다는 이야기는 듣지 않아도 될 듯 싶습니다.

 

그동안 외국에서 산다는 명분으로 잊다시피했던 부모님 산소.

불효자가 따로 없지 싶어집니다.

-내가 그니까 말입니다.

 

생전에 누구보다 다정다감하시고 정갈 하셨던 두 분.

그분들의 모습을 내가 다 지워 놓은 듯 싶어집니다.

언제나 돼야 이 모든 걸 용서받을는지-

오늘따라 부모님이 더 그리워집니다.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름나기  (0) 2017.08.10
체리 밭에 가 봤더니-  (0) 2017.08.04
그래도 ‘홈그라운드’인데-  (0) 2017.07.28
눈이 나빠서-  (0) 2017.07.26
하루에 두 번 횡재???  (0) 2017.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