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벌 벌초-
이런 단어도 있는가 싶을 정도로 생소합니다.
나 역시 처음 쓰는 용어니까 말입니다.
필리핀에서 살다 2년여만에 고향에 돌아 와
부모님 산소를 찾았더니 잡초가 무성했습니다.
다음 달 추석을 앞두고 사촌들과 함께 벌초날짜를 잡아 놓았지만
그 때까지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우선 벌초를 한겁니다.
이걸 일컬어 초벌 벌초라고 부른 겁니다.
큰 잡초만 낫으로 베어 내고 산소 입구 풀도 정리했습니다.
다음 달 형제와 사촌들이 모여 제대로 벌초를 할 양이니까
그 때까지는 후손 없는 묘지 같다는 이야기는 듣지 않아도 될 듯 싶습니다.
그동안 외국에서 산다는 명분으로 잊다시피했던 부모님 산소.
불효자가 따로 없지 싶어집니다.
-내가 그니까 말입니다.
생전에 누구보다 다정다감하시고 정갈 하셨던 두 분.
그분들의 모습을 내가 다 지워 놓은 듯 싶어집니다.
언제나 돼야 이 모든 걸 용서받을는지-
오늘따라 부모님이 더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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