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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그래도 ‘홈그라운드’인데-

by 고향사람 2017. 7. 28.

  

오랜만에 홈그라운드 고향집에 왔습니다.

거의 2년 가까이 집을 비워 둔 탓에 은근 염려도 됐지만

그래도 고향 가는 길은 마음이 설레였습니다.

홈그란운드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은 아니었습니다.

고향집 문을 열고 들어와 전등 스위치를 켰더니

불이 안들어 오는 겁니다.

 

두꺼비집을 확인해 보니 차단기가 내려가 있었습니다.

차단기를 올리고 다시 스위치를 넣으니

이상하게도 자꾸 차단기가 떨어지는 겁니다.

장마 기간에 어디서 누전이 되기 때문인가 봅니다.

 

열대야 현상에 바람한 점 없는 집에-

잠깐 열어 놓은 현관문으로는 모기떼가 몰려 들었고

줄줄 흐르는 땀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전기가 없으니-

불을 못 밝히는 것은 당연하지만 선풍기도 돌릴 수 없고

모기향도 피울 수 없으니 이건 지옥을 경험하는 듯 했습니다.

 

-일요일을 끼고 있어 연락한들 수리기사가 올리도 없고

아무튼 이튿날은 뒤 곁 풀베기 작업을 했습니다.

장독대가 보이지 않을 만큼 웃자란 풀을 베어 내고 있는데-

이번에 작은 벌집을 건드렸나 봅니다.

 

팔뚝을 시작으로 종아리 등등

벌침 몇 방 맞고 나니 정신이 아득해집니다.

순간 -이거 홈그라운드 맞아??? 하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내 집, 내 홈그라운드에서 인생 쓴 맛을 다 보다니-

갑자기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이 납니다.

홈그라운드는 부모님 생전까지였던 것 같습니다.

 

부모님 안계신 고향집은 이미 고향이 아닌 듯 싶어집니다.

홈그라운드에 왔어도 아무 잇점?이 없는-

그래도 고향에 정()붙이고 살날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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