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림으로 쓴 이야기

넘고 또 넘고- 지겨운 이 길

by 고향사람 2016. 6. 30.

시인 한하운 님이 쓴 글(전라도 길 - 소록도로 가는 길)에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막히는 더위뿐이더라-

는 싯귀가 있습니다.


필리핀 산 길을 달리다 보면

불현듯 이 싯귀가 떠오릅니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황톳길을  만나면^^







-낯선 친구 만나면

우리들 문둥이끼리 반갑다-


시는 그렇게 이어지지만

필리핀 산 길에서 낯선 이를 만나면

우린 가슴이 철렁합니다.


혹여 외국인을 납치하는 것으로 악명 높은

이슬람 반군이라면 어찌할까 하는 심정 때문입니다.






오줌도 눗고

차 앞유리도 닦아 보고


다시 출발하지만

만나는 길 마다 수렁 투성인 곳이 많으니

진도가 잘 안나갑니다


갈 길은 먼데 말입니다








아직 임시 번호판도 떼지 못한 포드 레인저인데-

벌써 타이어도 갈았고

브레이크 패드는 몇 번을 교체 했는지 모릅니다


워낙 험한 길을 포장도로 달리듯 하다보니

차도 고생입니다

주인을 잘 만나야 하는 게 어디 반려동물 뿐일지

요즘은 차도 불쌍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중고차로 팔 땐 좋은 주인 만나라고

기도라도 해 줘야지 싶어집니다^^

내일도 또 출장 -

그냥 웃어야지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