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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이야기

온천물이 나와서 큰 일???

by 고향사람 2016. 6. 3.


민다나오에서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드릴링 사업.

쉽게 말해 지하 수백미터의 관정을 뚫고 거기서 물을 뽑아 올리는 일인데-

이게 생각만큼 쉽지가 않습니다.


당연한 이야기 일지 모르지만 눈에 보이는 것도 믿기 힘든 세상에

볼 수도 없는 땅속을 놓고 판을 벌이는 일인지라

정말 한 치 앞을 모를 때가 많습니다.

다행이 열심히 뚫어 좋은 성적을 내고 있긴 한데

이게 뚫고 물이 나온 다고 다 끝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꼬토바또 라는 도시 인근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우리 팀 중에

며칠 전 낭보를 전해 왔습니다.

120미터 지하에서 수맥이 터져 물이 엄청나게 많이 올라 온다는 겁니다.

관정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보다 더 좋은 소식은 없습니다.

모두가 환호를 하고 수고 했다고 인사까지 건넸는데-

뒷말에 그만 황당했습니다.


물은 생각했던 것 보다 몇 배 나오긴 하지만 그게 뜨신? 물이라는 겁니다.

-뭐여 온천이라는 겨. 그럼 대박난거 아냐

보고 받는 우리가 더 환호하는 사이 현장 팀장이 말합니다.

-여긴 바나나 농장인데 뜨신 물을 나오게 하면 어쩌냐고

지금 항의 중이라는 겁니다.


하기사 찬물이 나와서 밭에 물을 대고 식물에게도 물을 대줘야 하는데

그게 50도 이상 되는 뜨거운 물이라면 상황이 달라 집니다.

더군다나 일년 열두달이 뜨신 나라인 필리핀인지라

온천은 별 인기가 없는 것도 항의에 한 몫을 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렇다고 구멍을 막으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정말 알 수 없는게 땅속입니다.

온천이 나와서 큰일인 나라 필리핀-

한국인으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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