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만에 성경 완독(玩讀)-
이것만으로도 내게는 가슴 벅찬 기록입니다.
그런데 통독이 아닌 필사(筆師), 즉 성경 66권을 다 썼다면
이건 보통 일이 아닙니다.
특히 나 처럼 게으르고 작심삼일(作心三日)을 넘기기 힘든
우유부단한 성격의 소유자로서는 말입니다.
그런 내가 성경 한 번 읽기도 벅찬 3개월 동안
그걸 다 썼다는 것은 스스로 생각해도 감개무량입니다.
사실 정확한 표현으로는 성경 타이핑이라고 해야 맞습니다.
모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진 성경필사 프로그램을 이용해
그대로 따라한 것이니까 말입니다.
어쨌든 성경 창세기에서부터 요한계시록까지 66권을
다 치고 나니 뭔가 큰 일을 해 냈을 때의 기분이 들었습니다.
사실 성경은 부피도 크고 경전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읽기도 부담스런 측면이 없잖았지만 그걸 타이핑하고자 결심한 이유는
바로 지난해 돌아가신 어머님 때문입니다.
평소 성경책을 늘 곁에두고 날마다 통독을 일삼아 하시던
어머님이 생각나 나도 따라 해 보기로 했던 것인데-
정말 일부러 시간을 내면서 까지 필사에 매진한 결과
3개월 만에 전체를 다 타이핑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어머님 생전에
- 함께 성경을 읽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는데
그걸 따라하지 못하고 어머님 돌아가시고 난 뒤 유품을 정리하다
찻상에 놓여있던 성경을 보고서야 결심을 했던 겁니다.
그것도 어머님께 죄송스런 마음이 들어 통독보다는
훨씬 어렵게 여겨지는 필사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성경 필사를 마치는 날-
어머님 생각이 얼마나 나던지
혼자 많이 울었습니다.
아들이 성경을 읽는 모습을 생전에 보여 드렸다면 얼마나 기뻐하셨을까?
역시 불효자 가슴엔 후회만 남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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