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글 싱글맘 - 마리 크리스티나 에서 이어짐)
올해 40대 초반인 다니에게는 딸이 셋있습니다.
피노이 치고는 많지 않은 자식입니다만
언제든 다시 생산? 할 수 있는 다니인지라 이 숫자는 무의미합니다.
반면에 다니는 자식 때문에 겪은 맘 고생은
수십명을 키운 이보다 훨씬 더 큽니다.
다니 첫 딸인 마리 크리스티나(전편 이야기 주인공)는 고등학교에 다니던 17세 때
남자 친구와 연애를 해 아이를 갖게 됐고 그 이듬해 엄마가 됐습니다.
아기 아빠인 남친은 임신소리를 듣자마자 바로 고향으로 도망쳐버렸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다니- 그 심정이 어땠을까요.
나 역시 자식을 키워 본 애비로써 그 마음을 충분히 헤아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절말 살의(殺意)가 느껴지지 않았을까 싶어 집니다.
하지만 다니는 절망 대신 그 손녀까지 친 딸로 여긴 듯 싶어집니다.
도망간 딸 남친대신 남편 노릇을 다 했으니까 말입니다.
회사 송년회겸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던 날
멀찍이서 그 손녀를 내려다 보는 다니의 눈빛이 얼마나 아련하고 애틋해 보이던지-
옆에서 훔쳐보던 내가 다 눈물을 흘릴 뻔 했습니다.
-다니야 네 팔자가 왜 그러니.
그런데 다니 팔자는 펴지기 보다는 더 꼬이고 있었습니다.
아직 가난도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사실 다니에게는 마누라가 한 명 더 있습니다.
옆 동네 과부였는데 평소 서글서글하고 마음 씀씀이가 좋던 다니가
몇 번 그녀에게 도움을 줬나봅니다.
그게 인연이 돼 그만 마누라로 삼게 됐고 거기서 나온 둘째 딸이
아우 집에서 헬퍼로 일하고 있는 미라쉘입니다.
다니를 운전기사로 쓴지가 벌써 햇수로 9년째이니
그 집 사정은 말 안해도 뻔히 알고 있는 터.
그래서 그 딸을 데려다 대학공부까지 시키면서 집안 일을 보게 했는데-
이게 웬일입니까.
미라쉘도 대학교 2학년 때 이웃집 페인트 칠을 하던 일꾼과 눈이 맞아
바람을 핀 겁니다.
덥석 애를 밴 것도 이복 언니와 똑 같습니다.
미라쉘도 싱글맘이 돼 버린 겁니다.(3편으로 이어집니다)
'필리핀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아저씨도 참- (0) | 2016.01.04 |
---|---|
폭죽사고로 시작되는 필리핀 새해 (0) | 2016.01.03 |
싱글맘 - 마리 크리스티나 (1회) (0) | 2015.12.28 |
어떤 간 큰 놈이- (0) | 2015.12.27 |
성깔있는 여직원 '리자' (0) | 2015.1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