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 '리자'에게 한 성깔이 있는 줄은 이번에 알았습니다.
늘 쾌활하고 다정다감한 성격을 갖고 있는데다가
피부까지 뽀얀한게 일반 피노이 바바애(여자)하고는 많이 달라
귀여움을 독차지 하는 여직원인줄로만 알았다가
이번에 '앗 뜨거' 했습니다.
뭔 일을 시키면 자주 깜박깜박 하는 버릇이 있어
중요한 일은 시키지 말자는게 아우들과 약속한 불문율인데-
우리 역시 깜박했던 겁니다.
리자에게 아침 일찍 출발할 트레일러 출차 지시를 맡겼던 겁니다.
그것도 한국인이 빌려가는 일에 말입니다.
아침 일곱시. 출근하는 차안에서 아우가 전화를 받고는 대경실색합니다.
트레일러가 현장에 도착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급히 리자에게 전화를 해 확인하니
오늘 파티가 있어 참석 후에 내 보내려 했다는 답이 왔습니다.
- 이런 미친.
아침부터 머리 돌게 끔 된 상황에서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트레일러를 내 보내고 리자한테는 이런 식이 계속되면 내년부턴
아예 크리스마스 파티를 없애겠다고 했는데-
리자는 이번 파티부터 않겠다는 소리로 듣고는
호텔에 지불하라고 준 음식 값을 가지고 올라 온 겁니다.
불난 집에 선풍기를 틀어도 유분수지-
정말 이날 아우는 머리 뚜껑이 열리고 말았습니다.
파티를 하니 마니 하다가 결국 마치긴 했지만
난 이날 순딩인줄만 알고 있었던 리자의 성깔을 보곤 그만 웃음이 났습니다.
일 잘하라고-
지난해 거금을 들여 한국까지 초청해 구경 시키고 잘 먹이고 입혔더니
이게 그동안 성깔만 키운 것 같습니다.
-너 그러다 진짜 짤린다. 이게 어디다가 성질부려.
내 꿀 밤 한 대 먹이는 것으로 일단 넘어 갔지만
가만 보니 하는 꼬락서니가 내년 초반을 넘기가 힘들 것 같아 보입니다.
리자야- 정신차려. 어디 다른 곳 취직할데는 있니???
'필리핀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싱글맘 - 마리 크리스티나 (1회) (0) | 2015.12.28 |
---|---|
어떤 간 큰 놈이- (0) | 2015.12.27 |
돈 내 놓으라는 소리 - 메리 크리스마스 (0) | 2015.12.22 |
헬퍼 미라쉘이 활짝 웃은 이유는- (0) | 2015.12.21 |
70세를 훌쩍 넘긴 신랑 신부 결혼식 (0) | 2015.1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