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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이야기

어떤 간 큰 놈이-

by 고향사람 2015. 12. 27.

 

내 사무실 공간은 화장실 한나 딸린 소박한? 방입니다.

1층 직원들 일하는 것이 한눈에 들어오고 공장 출입문도 훤하게 보이는

감시 공간으로써는 안성마춤이기도합니다.

 

 

3층은 숙소라서 낮에는 쿵쾅거리는 소리도 없거니와

그럴 소음을 낼 위인도 없습니다.

회사를 그만 다니고 싶지 않다면 말입니다^^

 

그런데 요 며칠 이상한 징조를 발견했습니다.

누군가가 내 방 화장실을 몰래 사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오늘 아침에는 변기까지 막혀 오줌물이 내려가지 않아 깜짝 놀랐습니다.

어떤 간 큰 놈이-

 

 

휴지도 절반이 넘게 없어졌고 내 책상에 있던 간식거리도

확 줄어 있었습니다.

분명 누군가가 손을 댔는데-

도시 그게 누구인지 알 수가 없다는 겁니다.

 

사무실 3층 숙소에는 한국인 기술자들이 묵고 있지만

그들이 굳이 2층까지 내려와 화장실을 쓸리도 없고

1층에 근무하는 필리핀 직원들은 언감생심 내 화장실을 쓸 리가 만무했기 때문입니다.

 

참 이상한 일입니다.

그렇다면 누가 내 화장실을 쓸까. 그것도 변기가 막히도록-

오늘부터는 눈여겨 볼 참입니다.

설마 필리핀 귀신이 와서 쓰는 건 아닌지

아직 똥누며 다닌다는 귀신이야기는 못 들어봐서 궁금증만 커집니다.

누굴까?

보스 화장실을 몰래 사용하는 간 큰 놈은-

 

암튼 잡히기만 하면 내 사무실로 짐을 옮기라고 할 참입니다.

화장실을 같이 쓸 만한 위인???이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