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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꿈꾸는 삶이란게-

by 고향사람 2015. 11. 24.

미국에서 성공한 CEO가 태평양의 한 섬으로 휴가를 갔었다지요.

야자수 그늘에 해먹을 쳐 놓고 그 위에 누어서 책을 읽던 CEO는

매일 오전 고기잡이를 하고 돌아오는 원주민을 보게 됐답니다.

 

새벽에 무동력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 잡아 오는 고기는 겨우 대여섯마리.

잡은 물고기중 몇 마리는 재래시장에 나가 팔고

그 돈으로 일용품을 산 다음 나머지는 식구들과 맛나게 먹는 것이었습니다.

 

며칠 이 모습을 지켜 본 CEO가 답답해서 나섰습니다.

-여보시오. 내가 당신에게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줄테니 잘들어 보소.

하면서 그가 원주민을 설득한 말은 다음과 같았답니다.

 

일단 은행에 가서 당신 집과 배를 담보로 돈을 빌린 다음

큰 배를 사시오. 그럼 당신은 유능한 선원을 써

먼 바다까지 나갈 수 있고 그럼 거기서 더 많은

물고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요. 잡은 물고기는 큰 시장에 내다 팔고

다시 나가 고기를 잡는 것이요. 그렇게 하면 많은 돈을 벌수 있고

나 처럼 섬에 가서 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휴가를 즐길수 있게 될거요.

 

그러자 원주민이 대답했습니다.

-난 매일 그렇게 사는데요!!!!

 

이 원주민이야 말로 현대 사회에서 성공신화를 만든

CEO가 꿈꾸던 삶을 살고 있었던 겁니다.

욕심내지 않고 적당히 고기를 잡고 그것을 팔아 필요한 것들을 장만하고

나머지는 가족과 나눠 먹으며 매일매일을 휴가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섬 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 역시 회사원으로 있을 때는

늘그막에는 농어촌에 터를 잡고 유유자적(悠悠自適)한 삶을 꿈꿔 왔습니다.

크거나 화려치 않은 집에서 내가 직접 가꾼 채소나 과일을 이웃 혹은 벗들과 나눠 먹으며 사는 그런 꿈 말입니다.

 

그런데 요즘 내 삶이 그렇게 됐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안방에 군불 지피고

그 불길이 사그라지면 거기에 고무마를 굽고

오훗나절 출출해 지면 뒷곁 감나무에서 홍시를 따 먹고-

 

 

엄니 돌아 가신 후 혼자 고향집에서 살다 보니

본의 아니게 그런 삶을 살게 된 것입니다.

삶은 억지로 바꾸려 들면 여러 부작용도 따르기 마련입니다.

순리를 따르는자 그가 행복자이고

그 삶이 역행하는자의 본이 될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난 이제 아궁이에 군불을 지피러 일어나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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