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살아가는 이야기

바람불어 좋은 날

by 고향사람 2015. 10. 1.

 

중국으로 상륙해 많은 피해를 준 것으로 알려진 21호 태풍 두지안의 영향으로

오늘은 충청도 고향 땅에도 비바람이 심했습니다.

저녁나절까지 많은 비가 내려 가을 가뭄에 단비가 됐는데-

이번 바람은 호불호(好不好)였습니다.

 

왜냐면 강풍에 은행과 밤 상수리 등이 쏟아져 쉽게 주어 담을 수 있어 좋았지만

반대로 곡식들이 쓰러짐 피해를 입어 좋지 않아 호불호가 됐던 겁니다.

 

 

우리 집 앞에도 은행나무 몇 그루가 있는데 이번 강풍에

길 바닦이 보이지 않을 만큼 많은 양의 은행이 떨어졌습니다.

그릇을 챙겨 나가 주어 담았는데 금세 한 말이 넘었습니다.

박피해 잘 말리면 뽀송뽀송 한 은행 알이 됩니다.

겨울 철 끓여 마시면 감기 예방에도 좋고 영양도 그만이어서 누구나 탐내는 열매입니다.

 

근데 맨 손으로 은행알을 주었더니 손에서 꼬릿꼬릿한 냄새가 계속 납니다.

며칠 전에는 호도를 맨손으로 만졌다가 손가락이 검게 변했었는데-

시골에 살다보니까 별별 일을 다 겪게 됩니다.

하지만 결코 싫거나 피하고 싶지 않을 일들입니다^^

 

내일 아침엔 일찍 뒷산으로 갈 참입니다.

오늘 비 바람에 밤이며 상수리가 잔뜩 떨어져 있을 테니까 말입니다.

다람쥐 청설모 몫만 빼놓고는 많이 주어 올 참입니다.

나도 겨울 간식 준비 좀 해 두어야지 싶어섭니다.

 

 

깊어가는 가을-

농촌 손길은 더불어 바빠집니다.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꿈꾸는 삶이란게-  (0) 2015.11.24
오메! 기죽네-  (0) 2015.11.18
기둥? 세우는 건 젊은이가 낫잖유  (0) 2015.09.05
아무리 재수없기로니-  (0) 2015.08.13
심긴 심었는데-  (0) 2015.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