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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오메! 기죽네-

by 고향사람 2015. 11. 18.

 

지난 금요일 홍성의료원으로 정기검진을 받으러 갔었습니다.

격년 마다 받아야 하는 국민건강검진 때문입니다.

내달 필리핀에 들어갈 예정이었는데- 마침 보건소에서 연락이 와

잘 됐다 싶어 얼른 검진을 받기로 했던 겁니다.

 

사실은 병원에 가는 걸 참 싫어하는 성격이고

이번에는 위 내시경 검사까지 받아야 할 입장이어서

은근 부담이 되기도 했던게 사실입니다.

 

헌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늦가을 비는 주적주적 내리지 날짜는 13일의 금요일이지-

뭔가 꺼림찍해 며칠 미뤘다 할까 싶기도 했지만

어차피해야 할 것 생각났을 때 얼른 하지 싶어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오전 일찍가면 사람이 적을까 싶었는데 나보다 부지런한 사람이 더 많았습니다.

건강검진 코너에서 먼저 문진을 받았는데 내 앞에 있던 60대 초반의 남자는

묻는 말에 얼마나 당차게 대답을 하는지-

나는 그만 주눅이 들고 말았습니다.

 

-술 담배 안합니다.

-먹는 약 없습니다.

-집안 병 내력없습니다.

-운동은 매일 줄넘기 3천개에 아침 저녁으로 냉수마찰을 합니다.

 

술술 나오는 대답에 난 어이가 없었습니다.

가만 보니 피부도 좋았고 팔뚝 근육도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저런 사람이 뭐하러 이곳에 왔누. 2백살은 넉넉하게 살겠구먼.

 

내가 속으로 궁시렁 거릴 만도 했습니다.

정말 머리 벗겨진 거 빼고는 나이 값을 못할??? 만큼 건강해 보였으니 말입니다.

 

운동이라야 숨쉬기 운동이나 할 정도인 내 입장에서는

주눅이 들만도 했습니다.

건강검진 받으러 갔다가 위 내시경 때문에 주눅이 든게 아니라

내 앞 사람 때문에 주눅이 잔뜩 들어 왔으니-

이젠 나도 운동 좀 해야겠습니다.

 

줄넘기 3천개와 냉수마찰은 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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