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만에 다시 병원에 입원하신 울 엄니.
신장(腎臟)이 나빠지면서 다른 장기의 기능도 저하돼
폐에도 물이 차 불야불 입원을 하게 된 것입니다.
지난 번에도 같은 증세로 입원을 했었고
시술도 수월하게 끝나 큰 어려움없이 일주일만에 병원을 나왔는데-
이번에는 어찌된 영문인지 많이 고통스러워 하십니다.
진통제 투여 후 계속 매스껍다고 하시고
식사도 전혀 못하시는 겁니다.
엄니 병실은 여성 환자분들만 있는지라 밤에는 집에 와서 자고
이튿날 다시 찾는데-
어제는 집안 일 좀 보고 좀 늦게 병실을 찾았더니
엄니가 잠이 들어 있었습니다.
고통을 감내하다 겨우 잠이 드신 것 같아 옆에서 가만 지켜만 보고 있었습니다.
30분 정도를 지켜보자니 평소 자세히 보지 못했던 얼굴이 가깝게 다가옵니다.
깊게 패인 주름
볼에 나타나는 틀니 자욱
구부정한 허리
마른 장작보다 더 가볍게 보이는 육신
마디가 다 드러난 손과 발
어느 한 군데도 멀쩡한 곳이 없어 보이는 울 엄니셨습니다.
이 모습을 지켜보자니 왜 그렇게 눈물이 나오는지-
40킬로그램도 안되는 육신으로 이 험한 세상을 버티고 계신
엄니의 모습, 그것도 아픈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그져 눈물만 났습니다.
그 모든 것이 다 내 책임인 듯 해서입니다.
골수까지 다 자식들을 위해 쏟아 부은 탓에
앙상한 뼈마디만 남았는데도 그것 마져도 자식을 위해 쓰겠다고
틈만 나면 텃밭으로 달려 나가시는 울 엄니를 보면
어떤 때는 미운 생각도 듭니다.
-이젠 대접 좀 받고 사시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아들이 옆에서 지켜 보는 줄도 모른 채 한시간여를 더 주무시던 엄니가
눈을 뜹니다.
그리고는 내 모습을 보더니 하시는 말씀이
왜 깨우지 않았냐는 겁니다.
나도 자식이 있지만 울 엄니 같은 마음으로 키워 본 적이 없습니다.
몸이 그리 아프시면서도 다 늙어 가는 아들을 더 염려하시는 울 엄니.
어찌해야 그 은혜를 조금이나마 값을 수 있을지-
손등으로 훔치는 내 눈물이 오늘은 더 뜨겁게 느껴집니다.
-엄니 어서 쾌차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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