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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 잘못한 거 있음 고백혀봐

by 고향사람 2015. 6. 9.

 

지인의 엄니가 지병으로 작고하셨다는 기별을 받고

동네 어른 몇 분과 함께 장례식장에 들렀습니다.

유족을 위로하고 장지까지 따라가 하관하는 것 까지 지켜 본 뒤

귀가를 하기 위해 차량에 탑승했습니다.

 

 

그런데 이 차에 문제 생겨 사고가 발생한 겁니다.

산속에 있는 공동묘지인지라 고갯길이 많았는데

그 고갯길을 내려 오던 중 브레이크가 듣질 않았던 겁니다.

 

오른쪽은 낭떨어지

왼쪽은 산비탈이었는데-

다행이 운전을 한 분이 지혜롭게 산비탈에 차를 박아^^

대형사고를 면했습니다만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지는 재수없는 놈도 있기 마련인데-.

 

그 놈이 바로 나였습니다.

안전 띠를 맬 시간도 안돼 사고가 난 터라

충격도 배가 됐나 봅니다.

사고순간 얼굴로 창틀을 들이 받았는지

광대 뼈 있는 곳이 부어 오르고 목이 뻣뻣해져

병원에 가 사진을 찍어 보니 염좌라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목뼈를 삐끗한 게 염좌랍니다.

동승자중 한 분은 코뼈가 함몰 됐고

몇몇 분은 타박상을 입었는데 엑스레이 촬영결과 이상이 없다고 해서

모두 귀가 했습니다만.

 

못되고 재수없는 나만 병원에 남게 됐습니다.

이것도 업(業)이지 싶긴 했는데 병문안 온 친구 놈 왈

- 그동안 잘못한 거 있으면 빨랑 고백해 보라며

염장 지르는데 이건 친구가 아니라 웬수였습니다.

 

동네 어른분들도 멀쩡한데-

아직 환갑도 안된 놈이 목뼈를 삐끗했다는 게

영 죄송스럽기만 해서 속히 쾌차되기만 기도하고 있습니다.

 

-인과응보여. 나 몰래 뭔 짓 헌거여

하며 놀리던 친구 말 대로 내가 뭔 잘못을 하긴 한거 같은디.

근디 내가 만든 잘못이 너무 많아서 뭐부터 고백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모처럼 한가한 시간이 난 만큼 오늘부터는 하나하나 되돌아 찾아보고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마음의 병이 깊어지기 전에 말입니다.

 

사고 안 당하신분들- 행복한 이들이지만

조심까지 놓고 다니지는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