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꾼 아들로 태어 났지만
한 번도 혼자서는 농사를 지어 본 적이 없는 터.
필리핀에 머무는 날이 많아 그렇다는 핑계를 댈수는 있지만
그 보다는 정성과 노력이 부족한 탓임을 고백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밭농사를 짓게 됐습니다.
논과 밭을 이웃에게 임대했는데-
밭 농사를 짓던 이가 개인 사정으로 작물 심기를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갑작스런 일이라 다른 이에게 넘겨 줄 수도 없어
올해는 직접 농사를 지을 판국이 돼 버린 겁니다.
4백평이 조금 넘는 밭인지라-
일단 유실수를 심고 그 나무가 크기 전까지는
감자와 고구마 참깨를 심기로 했습니다.
물론 엄니의 조언에 따른 겁니다.
4월10일 인도와 네팔로 한 달간 배낭여행을 떠나기로 예정된 만큼
그 안에 나무를 심고 작물을 준비를 해야기 때문에
요즘 몸과 마음이 바빠졌습니다.
이웃에서 땅콩 씨도 얻어 왔고 옥수수 알도 골라 놨습니다.
지난해까지 우리 밭을 경작했던 이가 미쳐 처리하지 못한
고추 두렁 비닐과 옥수수 대 등도 거둬냈고
목장 집에서는 뒤엄을 실어 왔습니다.
경운기 10대분량을 실어 와 밭에 뿌렸더니-
온 몸이 쑤시고 아파 밤새 잠을 못 잘 지경이 됐습니다.
농사꾼-
아무나 하나 싶었다가도
하나 하나 진도가 나가니 이젠 조금씩 자신감도 생깁니다.
벌써 수확 때를 생각하면 입가에 미소도 떠오릅니다.
밭을 갈며
내 마음도 갈아 올 가을에는 양쪽에서 큰 수확을 얻어 볼 참입니다.
시골 사는 재미도 누리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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