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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집안 내력???

by 고향사람 2015. 4. 3.

 

우리 집 족보를 따져보면 틀림없는 신라 경순왕 후손이 맞는데-

하는 몸짓?을 보면 양반 보다는 하인 쪽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필리핀에 있을 때

마눌이 영어 공부 열심히 해 둬야 한다고 성화를 부릴 때도

-그런 건 종한테 시키는 겨

하며 능구렁이 담 넘듯 비켜 갔는데-

 

여행 만큼은 절대 종에게 시키지 않을 정도로 관심이 컸습니다.

덕분에 밤 차 타고 오지(奧地) 여행도 많이 다녔고

해마다 외국도 빠지지 않고 다녀오는 편이 됐습니다.

이번에 인도 네팔 배낭여행을 계획한 것도 방랑벽이 도진 때문인것 같습니다.

양반 피가 흐르고 있다면 절대 이렇게 막무가내로 다니지는 않을 테니까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것도 집안 내력인지-

막내 아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해마다 배낭을 메고 베트남 대만 태국 등지로 여행을 떠납니다.

제수씨와 동행하는 게 나와 다른 모범이지만

돌아 다니는 것 좋아하는 건 도찐개찐입니다^^

 

헌데 이런 방랑기가 우리 형제만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필리핀서 대학을 다니는 조카녀석이 방학을 맞아 한국에 들어 왔는데-

온지 사흘도 안돼 내 사는 충남 예산까지 왔습니다.

근디 버스나 기차를 타고 온 것이 아니라 자전거를 타고 온 겁니다.

경기도 마석을 지나 수동에서부터 말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내려 오면서 개나리 진달래 핀 것도 보고

맛난 것도 사 먹으면서 유람 처럼 내려 왔다는 겁니다.

자동차가 쌩쌩 달리는 도로를 타고 왔으니-

내 입에 칭찬이 나올리 없습니다.

-니 죽을라고 환장혔냐.

 

그러자 조카 하는 말.

-큰아빠도 배낭하나 메고 위험한 나라 잘 다니시잖아요.

 

그려 내 잘못이 크다. 근디 이건 순전히 집안 내력인가 보다.

그러니 누가 말리겠니.

조카 녀석 다시 자전거 타고 올라 가겠다는 걸 겨우 말려

자전거를 뺏어 놨습니다. 도무지 안심이 안돼서입니다.

다행이 날씨도 비가 와서 조카녀석이 포기를 했는데-

다음엔 우리 가족 중 누가 또 일을 벌일지 걱정이 태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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