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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그 시어머니에 그 며느리라더니-

by 고향사람 2015. 5. 16.

 

상말 속담중에

‘오래 살다보면 시어머니 죽는 날도 있더라’는 말이 있습니다.

고추 당초보다 매운 시집살이 하던 며느리 입에서 만들어진 말 같습니다^^

 

요즘 내가 다니는 작은 교회가 매주 꽃 잔치를 벌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교회 입구에서부터 현관, 설교 단상에 이르기 까지

각양각색의 꽃들로 치장이 돼 있어섭니다.

 

좋은 설교를 듣고 한주 동안 오염돼 있던 귀 청소?를 하러 갔다가

꽃으로인해 눈요기만 하고 돌아 오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너무나 정성들여 가꿔 놓은 꽃과 화분을 보면서 교회 사모에게 물었습니다.

-누가 이렇게 꽃을 키운대유.

 

사모는 지난 초봄에 발령을 받아 온 터라

꽃을 가꿀 시간이 없는 것을 잘 알기에 ‘다른 누가 있을 것’을 확신해서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사모 입에서는 아무개 집사 이름이 나왔습니다.

 

-글쎄요. 얼마나 부지런하고 자상한지

교회에 언제 화분을 가져다 놓았는지

또 꽃을 어떻게 심었는지도 모르게 살짝 왔다 간다는 겁니다.

 

전업주부도 아니고-

매일 같이 직장에 다니면서도 틈틈이 교회에 와 꽃을 가꾼다는 겁니다.

꽃을 좋아하는 것과 그것을 심어 가꾸는 일은 천양지차입니다.

마음과 정성, 기도 없이는 실행하기 힘들지 싶어 집니다.

 

그런데 알고보면 그 시어머니가 또 꽃을 좋아하고 잘 가꾸는 분이라는 겁니다.

울 엄니도 몇 번 꽃 모종을 얻어 와 집에 심는 것을 봤으니 말입니다.

그 시어머니에 그 며느리가 맞습니다^^

 

이런 며느리라면

‘오래 살다보면 시어머니 죽는 날도 있더라’는 말은 언감생심일 겁니다.

대신 ‘오래 살다 보니 시어머니한테 꽃 가꾸는 것도 배우게 되더라’며

미소 지을 것 같습니다.

 

-근디 우리 집 근처에도 공터가 많은디.

꽃 심기 증말 좋은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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