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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내가 죽었다고-’

by 고향사람 2014. 11. 5.

 

오늘 아침 필리핀에 있는 아우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성(형) 괜찮아유.

 

밑도 끝도 없는 안부?에 내가 대답을 못하자

아우가 다시 입을 엽니다.

-어젯밤에 성(형)이 죽는 꿈을 꿔서유.

 

지금이 죽기 좋은 계절인건 알지만

그래도 내가 죽었다는 꿈 이야기를 듣는 순간 기분이 묘해 졌습니다.

아우가 꾼 꿈에서는 내가 지진으로 묻혀 버렸다는 겁니다.

 

필리핀이라면 몰라도 한국에서 지진으로 죽는 다는 것은

로또 복권 당첨되는 것 만큼이나 어려울 것 같은데-

그래도 죽음이라는 단어는 꺼림직합니다.

 

그러잖아도 오늘 아침 신문에

‘일본 노년층에서는 '엔딩노트(ending note)'가 유행한다’는 기사를 보면서

남의 일 같아 보이지 않았는데-

이 참에 나도 유서라도 몇 장 써 놓아야 하나 싶어 집니다.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 인생무상이 실감 나고

반백이 돼 버린 머리카락을 볼 때

-저승이 어드메뇨. 문밖이 저승이라-는 말이 남의 말 같지 않을 때

여기에 ‘형이 죽었다’는 전화까지 받고 보니

‘삶을 허투루 살아서는 안되겠다’는 각오가 새로 섭니다.

 

죽기 전에-

더 큰 사랑을 베풀고

더 크게 나누고

더 많이 봉사하는 삶을 살자고 맹세아닌 맹세를 해 봅니다.

 

성(형)이 죽었다는 아우의 꿈 때문에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