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친지 결혼식에 다녀왔습니다.
4개월 전 딸을 출가 시킨터라 이번 아들 결혼식은 의외였습니다.
청첩 때부터 미안해 죽겠다는 시늉을 했었지만
살다보면 그럴수도 있지 싶어 더 이상 이유를 묻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결혼식장에서 일가친척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아들 결혼식을 서둘렀던 이유를 알게됐습니다.
신부가 혼전 임신을 하게 돼 내년까지 미룰수가 없었다는 겁니다.
결국 과속 스캔들?이 돼 버린 겁니다.
같은 해 두 자식을 연거푸 결혼 시키지 않는다는 관습?까지 깨면서
결혼식을 해야 했던 가장 큰 이유였던 셈입니다.
헌데 이날 결혼식에 4개월 전 결혼한 딸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빠 결혼식에 동생이 나타나지 않은 겁니다.
눈치없게 그 이유를 내가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다들 대답을 하지 않는 겁니다.
이상타 싶던 차 외사촌 아우가 내 옆구리를 쿡 찌르면서 한 마디 해 주는 겁니다.
-출산이 임박해 오늘 낼 하고 있다는 겁니다.
몇 달 전 결혼한 신부가 말입니다.
결국 친지 딸도 과속?해 급히 결혼식을 올렸고
아들 역시 과속 스캔들로 한 해에 모두 결혼을 치르게 된 것입니다.
예정에 없던 결혼식을 두 번씩이나 치러댄 친지는
-이것도 복인지 아님 고생인지 모르겠다면 민망한 표정을 짓습니다.
요즘 흔한 말로
-신부 뱃속의 아이가 최고 혼수품이라는 말도 있지만
서둘러 결혼식을 준비해야 하는 부모의 마음은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결혼식을 보고 돌아오는 내내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나 역시 결혼 적령기 아들이 있는 만큼 급한 결혼식을 준비해야 할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자식이 아니라 웬수라는 말, 실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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