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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쓴 이야기

벌초

by 고향사람 2014. 8. 31.

추석 연휴 전 일요일-

이 날은 우리 집안 형제들이 모여 조상묘 벌초를 하는 날입니다.

해마다 벌초 날을 정하는 것 보다

아예 추석 연휴를 앞둔 일요일로 정해

이 날을 잊지 말고 다 모이자는 취지에서 그렇게 합의했던 겁니다.

 

 

덕분에 추석이 가까워지면

전 일요일이 더 신경이 쓰입니다.

정작 추석 당일에는 고향엘 가지 못해도

벌초하는 날은 빠지지 않기 위해 애쓰기 때문입니다.

 

그도 그럴것이

이제는 각자 가정을 꾸려 전국 곳곳에 흩어져 사는 까닭에

추석 날 고향을 찾아야 할 이유도 점점 줄어 들기 때문입니다.

 

 

벌초날에 친형제는 물론 사촌들까지 모여

서로 안부를 주고 받다 보면 이 날이 우리에게는 추석이나 진배없습니다.

그러기에 벌초하는 날은 형제들의 얼굴을 보는 날이고

조상님께 감사를 드리는 날이된 것입니다

 

 

아버님 형제분은 3남1녀인데-

고모 빼고는 다 한 자리에 묘를 썼습니다.

죽어서도 같은 자리에 있어야

설령 한 가족이 일이 생겨 못 찾아 오더라도

사촌이 벌초를 할 수 있다고-

생전에 말씀하시던 아버님 형제분들의 소망에 따라 선산에 모신 까닭입니다

 

 

올해는 유독 이른 추석이라고 하던데-

그래도 밤이 익고 벼 이삭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을 보니

벌초가 아니라도 추석 느낌이 옵니다.

 

저승에서나마 자손들과 같이 추석의 느낌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울 아버님을 비롯해 백부 숙부님까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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