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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최고의 봄 맛 - 두릅나물

by 고향사람 2014. 4. 22.

나이가 들면서 강한 맛에 끌림이 심해졌습니다.

생선회를 먹을 때도 고추냉이(와사비)를 듬뿍 넣게되고

비빔밥 고추장도 한 스푼으로는 성이 차질 않습니다.

 

혀가 둔해 져서 인지

마음이 강퍅해진 탓인지는 몰라도

진한 향이나 톡 쏘는 맛에 끌리는 것은 분명해졌습니다.

 

그런 탓일까요.

전에는 별로 좋아하지 않던 나물이 땡기기 시작합니다.

이중 쑥버무리나 무릇 무침 등 향과 맛이 독특한 것들을 좋아하게 됐고

요즘은 두릅나물 먹는 재미에 밥 때를 기다릴 정도가 됐습니다.

 

무릇은 좀 생소한 나물인데-

소싯적에 가끔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보리꽃 필 때 쯤 깊은 시골장에나 가야 맛 볼 수 있는

귀한 음식이 됐습니다만 쌀이 귀하던 시절에는 빈 배 채우는데

요긴하게 사용된 나물입니다.

소위 구황식물이었던 셈입니다.

 

며칠 전 고향집 뒤 산에 올랐다가

물오른 나무들 사이에서 두릅을 발견했습니다.

어려서부터 수없이 올라 다녔던 뒷동산인데-

나이가 들면서 두릅을 구별할 줄 알게 된 것입니다.

 

마침 봄 비가 내린 뒤라 두릅나무에서는 보기 좋게 싹이 올라 있었습니다.

그 순을 따 모아 보니 주머니가 불룩해졌습니다.

산책 길에 두릅을 잔뜩 수확?하고 보니

산에서 내려 오는 내내 기분이 좋아 휘파람이 절로 났습니다.

살짝 데쳐 고추장에 찍어 먹는 두릅 맛을 알기 때문입니다.

 

이날 저녁은 다른 반찬이 필요없을 만큼

맛나게 두릅을 먹었습니다.

역시 봄 맛은 두릅나물이 최고여 소리를 연발하면서 말입니다.

 

봄이 깊은 요즘

들녘에 나가면 각종 나물거리들이 즐비합니다.

노모와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나물 뜯는 재미가

봄 맛 만큼이나 맛스럽습니다.

-봄 봄이라서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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