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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쑥버무리

by 고향사람 2014. 3. 26.

-쑥이랑 마늘 좀 더 먹어라

이 말은 상황?에 따라 욕이 될 수도 있습니다.

덜된 인간이라는 뜻으로 해석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쑥이랑 마늘을 더 먹어야 사람이 될 것 같다는 비아냥은

아주 옛날 사람이 되고팠던 곰과 호랑이가 1백일간 먹던 음식이

바로 쑥이랑 마늘이었다는 기원에서 시작이 되는 겁니다.

 

그렇다면

-쑥떡이나 먹어라는 욕아닌 욕???도

제대로된 인간이 되어라는 해석이 나올만도 합니다^^

 

서언이 길어진 이유가 있습니다.

어제부터 쑥버무리를 먹고 있기 때문입니다.

엄니가 햇쑥을 잔뜩 뜯어와 밀가루를 송송 뿌려

쑥버무리를 만드셨습니다.

 

작은 찜통에서부터 진한 쑥향이 나오더니

금세 한 접시 쑥버무리가 내 눈앞에 나타난 겁니다.

한 입 가득 넣고 곱게 씹으니

향과 맛이 얼마나 우아하게 나오는지-

정말 내가 진짜 사람이 될 것 같았습니다.

 

굴 속에서 쑥과 마늘을 먹으며 1백일을 인고(忍苦)한 곰은

예쁜? 여인으로 탈바꿈이 됐지만

호랑이는 참지 못하고 바깥으로 튀쳐 나가는 바람에

그만 사람이 되지 못했다는 전설인데-

호랑이에게 쑥버무리를 먹였으면 1백일이 아니라 1천일도

마다치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봄 맛

봄 향

쑥버무리 속에 다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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